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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임상시험 콘텐츠 공모전 참여수기 부문 수상작
2018년 임상시험 콘텐츠 공모전 참여수기 부문 수상작
2017년 임상시험 콘텐츠 공모전 참여수기 부문 수상작
2016년 임상시험 콘텐츠 공모전 참여수기 부문 수상작
2015년 임상시험 콘텐츠 공모전 참여수기 부문 수상작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임상시험 사랑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하여 임상시험의 참된 의의와 가치를 나누고 있습니다. 게재된 작품들은 임상시험 사랑 콘텐츠 공모전의 수상작들로, 소개된 사례나 경험이 전체 임상시험의 결과를 대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는 개발 중인 신약뿐 아니라 대조군에 해당하는 표준치료제 또는 위약만을 처방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수상작 보기
제3 임상시험 참여수기 공모전 대상 수상작임상시험 대상자 이지연님
둘째아이의 출산을 앞둔 설렘이 절망으로
2015년 9월 29일. 둘째 아이 임신 7개월째- ‘둘째 아이 임신이라 힘든 거구나... 아파도 임신 중이라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가야하나..’ 통증과 구토증상을 수개월 견디다 분당서울대 응급실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잊혀지지 않는 응급실 진료실 1번 방. 분명 ’피곤해서 임신 중 오는 증상이라 집에 가서 휴식 취하시면 되요’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보호자만 호출 후 의료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뜻밖에도 ‘오늘 아이를 꺼내야 합니다. 그런데 신생아 중환자실에 인큐베이터 자리가 본원에 없어 필요한 검사를 진행하며 전원을 요청하겠습니다.’ 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최초 진단은 ‘임신중독증 최악의 상황’으로 산모가 위험해 출산을 하게 된 것. 그리고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 후, 임신 4개월째 자궁 안에 생긴 혹을 살펴보니, 오른쪽 난소에 붙어있는 지름 18cm크기의 혹이 확인되어 난소와 함께 떼어내고 조직 검사를 보냈고, 1주일 후 나온 검사 결과는 ‘악성종양이며 난소가 원발이 아닌 소화기에서 근거, 원격전이 된 상태로 수술할 시기가 지났다’는 진단이었습니다. 3일 동안 계속 되는 검사결과 후 ‘위선암 4기. 간과 난소에 원격전이’....아이가 28주 미숙아로 태어난 것도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고, 출산과 함께 ‘이젠 살았구나’ 생각했는데, 1주일 후 전 암환자가 되었고 통계적 여명 8개월이라는 말과 함께 다시 죽음에 직면한 삶을 걷게 되었습니다.
생을 향한 유일한 희망, 임상시험
4기 암환자의 유일한 치료방법 ‘고식적 항암요법’. 수술 후 한 달의 회복기간 동안 나에게 필요한 맞는 항암제를 찾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혈액종양내과 담당 교수님께서 제시한 1안. 2안. 3안- 임상시험이든 보편적 치료로 사용되고 있는 표적치료제든 그 어느 것도 표적이 맞는게 없어 표적치료제는 사용할 수 없었고. 결국 표준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내가 마루타가 되는 게 아닐까?’ 본인도 가족들도 모두 걱정했습니다. 닥칠 부작용과 아무것도 보장 되지 않은 그 이 후의 삶도 두렵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3차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임상시험이 1상, 2상, 3상 시험 중 대부분 3상에 해당되거나 3상이 끝난 시판 직전의 약들을 치료에 사용하며, 예후적인 면에서도 지금 보험에 해당되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더 좋거나 더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임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하루라도 1분 1초라도 더 살 수 있는 방법이 항암치료라면 끝까지 견뎌내겠다고 정말 열심히 받겠다고 결심했고, 두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써 살아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임상시험 참여 결정으로 시작한 길고 긴 항암치료의 여정
2015년 11월 초. 1차 항암을 시작했습니다. 전 일본 타이호 제약 회사에 임상에 참여하게 되었고 ‘시스플라틴-주사’과 ‘TS- 1-경구’ 두 가지 항암을 하게 되었지요. 임상실험에 임하면 ‘신약군’, ‘구약군’, ‘위약군(가짜약)’ 등 제약회사에 시행하는 대로 무작위로 그룹에 속해 임하게 되는데, 블라인드테스트(환자가 어떤 그룹에 속해 있는지 공개하지 않고 하는 임상), 혹은 오픈테스트를 하게 되더군요. 제가 받은 임상시험은 ‘신약군’과 ‘구약군’ 두 그룹이었고 오픈 테스트였는데 , 전 ‘구약군’에 속하게 되어서 시판되고 있는 기존의 약을 그대로 항암치료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왕이면 신약군에 속하는게 좋은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안정성이 인정되고 항암제의 부작용에 대해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상태의 약으로 치료하게 되니 ‘시스플라틴’ 주사를 맞을 때도 항암제 전후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수액과 약을 투여했습니다.
1차 항암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상상을 초월 하는 부작용들. 웬만하면 감기약도 복용안하는 저인데 평생 동안 먹을 약들을 한꺼번에 들이붓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임상시험은 담당 연구간호사 선생님이 핫라인처럼 연결이 되어 있어 부작용과 통증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필요한 협진, 추가적인 외래 상담과 예약 등이 가능해서 마음이 불안하기보다 안정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임상이 아니었다면 원인 모를 통증과 부작용이 왔을 때 참고 참으며 외래를 기다리거나 응급실에 가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기적으로 응답한 임상항암제의 효과
2차 항암 후. 간에 전이되었던 종양의 크기가 반으로 줄었고. 혈액 내에 종양 표지지수도 계속 해서 하향곡선을 그리며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되고, 6주마다 하는 CT검사 결과도 다른 곳에 전이 없이 너무 깨끗하다는 결과를 들으며 항암을 지속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항암제의 가장 큰 부작용중의 하나가 면역수치를 떨어뜨리는 것이기에 가끔은 항암이 1주씩 미뤄질 때도 있었지만, 나에게 맞는 항암제가 있다는 것이. 그리고 항암치료라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했습니다.
7차 항암 할 때 즈음엔 ‘상위 5%안에 드는 예후’라는 이야기를 병원으로부터 들었고, 9차 항암. 암을 진단받고 1년이 경과된 시점에 간에 전이된 부분에 대한 정기관찰을 위한 MRI 검사 후 종양이 사라진 것과 흔적만 남을 것을 확인하며, 병원의 권유로 4기 암환자에게 오지않는 ‘생명 연장의 기회’. ‘원칙에 벗어난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원발 부위인 ‘위장 60%,위 주변에 림프 38개, 담낭, 전이되었던 간 20%, 남은 왼쪽난소’를 떼어내는 수술이 진행 되었고, 떼어낸 조직의 병리 검사 결과 ‘최초 침윤이 깊었던, 위장에 자리잡고 있던 종양은 점막하층까지 얕아진 상태, 위장 주변에 위치한 림프 38개 절개된 부분에서 6개의 전이 발견. 그리고 간, 담낭, 난소에서는 암세포와 전이 없이 깨끗한 상태’로 수술 후 병기 ‘2기a’를 진단 받고 회복 중에 있습니다.
위선암 4기에서 2기a로
수술 후 6개월의 시간이 지나가는 지금도 계속해서 항암중입니다. 수술 후 1년까지는 무조건 항암은 진행하고. 그 이후의 치료계획은 다시 잡기로 했습니다. ‘나는 수술했으니 이제다 되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혈액종양 내과 교수님은 2기a라는 병기 재진단을 받아도 ‘여전히 나는 언제나 재발, 전이와 2차암에서 안전할 수 없는 4기 암환자구나.’ 싶어 처음엔 섭섭하고 실망했지만, 끝까지 안전하게. 완벽히. 치료하고자 하는 선생님의 의지인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기만 합니다.
수술 후 항암제 또한 수술과 함께 마무리 된 임상항암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암을 진단받으면 환자와 가족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경제적 부담인데,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되면 약제비용부터 경과 관찰을 위한 모든 검사 비용을 제약회사에서 부담해 실질적으로 환자와 가족들이 감당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경감되는 이점이 있었고, 저의 경우 ‘구약군’의 항암제가 현재 시판되며 보험적용이 되어 임상이후 무리없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계속해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임상시험, 새로운 삶의 기회와 도전
암환자에게 있어 임상이란, 위험과 두려움이 아닌, 치료와 앞으로 맞이할 삶에 대한 ‘새로운 기회와 도전.’ 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환자 분들이 지금도 고민하고 생각하고 두려워하고 망설이고 있음을 압니다. 하지만 경험해보니 항암제와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믿고 성실하게 치료에 임할 때에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암환자가 ‘3명중 1명’ 이라는 통계가 나오는 시대. 더 이상 암이 불치병이 아닌 시대에 있는 우리입니다. 의뢰자와 참여자. 어느 한쪽의 이익을 위한 치료가 아니라, 함께 공생하며 이로움을 끼치는 관계가 될 수 있기를. 그저 시험 대상이 아닌 아픔과 고통. 통증을 견디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암환자들의 마음과 몸을 지켜주고 책임 질 수 있는 임상이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래서 참여하는 분들이 임상을 통해 암을 치료하며 힘든 시간을 걷고 있는 더 많은 암환자들에게 삶의 기회가 주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